[영상부문 대상]윤진우 作 - INTO SPACE
"한때 방 한 켠에 갇혀 지낸 적이 있었다. 그 방은 바깥쪽으로 큰 창이 나 있었고 그 너머로 바람에 흩날리는 가지들을 가득 품은 커다란 나무가 자라 있어서 적적한 방의 그림이 되어주었다. 방은 두 평 정도 되는 작은 크기에 천장만 높았었는데 불을 키지 않아서인지 낮에도 머리 위는 캄캄했다. 방에 시계가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방에서 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다리 사이로 머리를 감추기 바빴기에 벽을 채우는 사물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희미하게 붉은 기가 흐르는 어둠 속에서, 두 평 남짓을 감싸는 여섯 면의 벽들은 하염없이 멀어져 갔고 나는 반대로 하염없이 수축해갔다. '내가 우주 속에 있는 건 아닐까'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곳은 무한으로 팽창하는 우주. 그리고 나는 그 속에서 점점 죽어가는 유기체였다. 독방은 우주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점점 달아나는 것을 붙잡을 수 없는 나의 손들은 창밖의 나뭇가지같이 보잘것없었다. 좌절만을 위해 만들어진 이 곳은 그렇게 나를 우주 속으로 집어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