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북대학교 산업디자인과 3학년 재학 중이며 시각영상디자인 전공으로 평소에 포스터 디자인, 타이포 그래픽 등 시각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평소에 학교에 다니면서 과제로도 많이 다뤘으나 제 실력을 객관적으로 알고 싶기도 했고 과제가 아닌 공모전을 위한 작업을 해보고 싶어 이번 2017년 3월에 열린 SBS아카데미컴퓨터아트가 주최한 제1회 그래픽디자인 공모전에 참여하였고 그 결과 ACA World Championship의 국내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사실 출발하기 전까지 제 성격이 외향적이지 못해 미국에 나가 당당하게 외국인들 사이에서 대회를 치룰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Pearson VUE가 주관하고 Adobe와 Irridecent이 후원한 대회라는 크나큰 매력이 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습니다.
아마 저 혼자 국내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면 대회 일정 동안 많이 힘들고 지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정 내내 함께해준 저보다 3살 어린 구나영 친구와 미국행이 처음이었던 저희 둘을 너무나도 잘 챙겨주신 담당자 두분덕에 기죽지 않고 즐겁게, 마치 '여행'한 것처럼 부담없이 다녀왔습니다.
항상 비행기 타기 전 여권을 찍는 순간이 가장 신납니다. 저의 인생 첫 장시간 비행이 조금은 두려웠지만 이때만큼은 잊었습니다.
12시간이 넘는 지겨운 비행이 끝나고 미국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들입니다. 미국에 처음와서 그랬는진 몰라도 미국의 하늘은 한국보다 더 푸르고 높게 보였습니다. 또한 한국의 습도 높은 불쾌한 더위와는 다르게 뜨겁지만 그늘만 가면 선선했던 미국의 여름은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이곳은 내일 치를 대회장입니다. 노트북과 태블릿이 지급되고 대회를 치르기 전에 노트북과 태블릿을 테스트하고 있는 저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저 태블릿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주었답니다!) 노트북, 태블릿, 자신이 가져온 키보드나 마우스 등 꼼꼼히 체크해야 내일 대회에 지장이 없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내가 정말 이 대회를 치르러 미국에 왔구나'란 생각이 와닿아서 긴장되었습니다.
키보드 테스트를 마치고 디즈니 다운타운으로 가서 밥을 먹었습니다. 이때 다운타운을 조금 구경하였는데 평소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좋아하던 저에겐 천국과도 같았습니다. 마음 같아선 저 스티치 인형들을 모두 사 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게 아쉬웠답니다.
제가 이번 일정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환영식'일 줄 알았던 저는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이 특별한 '환영식'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저 커다란 실내 강당에 앉아 지루하게 환영 인사말을 듣고 박수만 치는 항국형(?) 환영식과 전혀 다른 형태였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선물을 나누어주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디저트를 먹기도 했습니다. 얼굴도 다르고 언어도 달랐지만 영어 하나로 의사소통이 되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명함을 나누어주고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게 색달랐고 저의 이름인 'youneun choi'를 '영문 초이'로 발음해주는게 고맙기도 했고 재밌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팁은 자신의 명함이나 한국을 대표할만한 작은 선물을 가져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 명함은 만들어 가져갔지만 미처 선물까지는 가져가지 못한게 아쉬웠습니다. 이 환영식에서 본 익힌 얼굴들을 앞으로의 일정동안 꾸준히 볼 얼굴들이니 잘 기억해두는게 좋습니다. 저는 이 환영식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던 친구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 나중에 만날 때 이름을 불러주니 환하게 웃어주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 주제는 비영리단체인 'iridescent'를 홍보하는 인쇄용 포스터, 웹용 포스터 두 가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인쇄용 포스터는 인쇄시에 이미지가 잘리는 것을 방지하여 3-5mm 정도 공간을 주는 블리드(도련) 작업을 추가한 버전과 추가하지 않은 버전 두가지를 제출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사이즈와 필수로 넣어야 할 문구를 지정해주니 메모해 두었다가 잊지 않고 작업물에 적용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했습니다.
여기서 비영리단체 iridescent가 어떤 단체인지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교육을 받기 힘든 소녀나 어린아이들에게 자신들이 느꼈던 지역 문제에 대해 회의하고 해결방안을 ㅊ자아 그 해결방안에 맞는 어플을 만드는 '코딩' 교육을 시켜주는 단체입니다. 여기서 지역 문제란 마을에 쌓인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다소 가볍게 접근 가능한 문제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소녀들에게 부족했던 과학적인 교육을 통해 더 나은 학생으로 발전시키기 위함이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키워드는 '어린 소녀들에게 교육을 통해 여자의 선입견을 떨치고 꿈을 실현시켜 줌' 이었기에 이 키워드에 맞게 제작하였습니다.
제시되는 20여 장의 이미지는 편집하거나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고,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등 프로그램 툴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심사에 들어가는 듯 해 보였습니다. 전 이부분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 같아 대회가 끝나고 많이 아쉬웠는데 다음에 참가하게 될 분들은 꼭 어도비 프로그램의 툴을 능숙하게 쓸 수 있도록 공부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대회에서 혼란이 왔던 점은 미국의 디자인 스타일이 한국과는 다소 달랐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심플하고 모노톤이나 적은 컬러를 사용한 디자인을 더 선호했다면 이곳은 원색의 느낌을 더 살리고 화려하게 꾸미는 스타일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았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무드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혼란이 와서 버벅댄 것 같아 아쉬웠는데 다음 참가자분들은 준비과정에서 한국의 디자인 레퍼런스보단 외국의 디자인 레퍼런스를 찾아 보는 것이 대회를 치를 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대회 다음날, 시상식이 시작하기 전에 나눠준 참가증을 받고 앞에 서서 마이크에 대고 자신의 이름과 출신 국가를 말해야 했습니다. 제 순서가 되기 직전 왠지 모르게 너무 떨려서 순서를 관리해주던 관계자분께서 떨린다고 말을 하니 영어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는데 사실 영어를 잘 하지 못해 뭐라 하는지 정확한 뜻은 몰랐지만 저에게 힘을 주셨던 건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기운을 차리고 앞에서서 'Youngeun Choi', from South Korea.'라고 말하고 위 사진을 찍고 내려왔습니다. 제가 봐도 경직된 모습이 참 어색하네요...
중요한 일정들이 마무리되고 찍었던 사진들 입니다. 모든 순간들이 짧게만 느껴졌지만 제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물론 10위 안에 들어 상까지 받아왔다면 더 훌륭했겠지만 제게 그런 것은 중요치 않았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도 해보고 디즈니랜드에도 가보고 소중한 인연들을 얻었기에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미숙했던 23살을 가장 기억에 남게 해주었고 성장시켜준 이 일들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처럼 소극적이었고 내향적이라 도전하는 것이 두려운 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도전하세요! 도전은 기회를 만들어 줄거에요.' 마지막으로 기적과도 같았던 기회를 주신 SBCK에 감사드리며 저는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사회에 나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